Startup Trend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현황은

주승호 벤처스퀘어 편집장  choos3@venturesquare.net
#바이오#헬스케어#진단키트#AI

한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우수하게 대처한 국가로 꼽힌다. 정확한 진단과 빠른 격리로 확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정확도 높은 한국산 진단키트다. 코로나 확산이 급증하던 시기, 100여개가 넘는 글로벌 국가에서 한국산 진단기기를 요청했다. 이에 대표적 진단키트 수혜주로 꼽히는 씨젠은 코로나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로 올라섰다. 소위 말해 대박을 터트린 것. 씨젠은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시총 40위권에 머무른 기업이었다.

씨젠은 52주 연속 신고가를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6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 붐은 국내 바이오벤처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높은 장벽으로 뚫기 어려웠던 글로벌 시장 진입도 진단키트로 한순간에 이뤄졌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부는 바이오벤처를 국가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며 지원에 나섰고, 기업과 벤처캐피탈 역시 바이오전문 펀드조성 및 액셀러레이터 설립 등을 통해 유망 바이오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위기 속 역설적으로 기회를 맞은 국내 바이오벤처 현황은 어떨까.

AI 등 신기술 탑재한 바이오 스타트업

바이오벤처는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산업군에 속한다. 성공하면 돈방석에 앉지만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고 사업을 유지하기란 버겁다. 그래서 이들은 외부협력을 비롯해 기술을 통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씨젠이 3주 만에 빠르게 코로나 키트를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 덕분이다. 씨젠은 2016년부터 바이오 분야 외 연구 인력을 대거 채용해 인공지능 기반 빅테이터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통상 1~2년이 걸리는 작업을 단숨에 해낼 수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은 신약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해외에서는 버그(BERG), 제니얼리스(Genialis), 아톰와이즈(Atomwise) 등이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 중이다. 국내에서는 신테카바이오가 신약개발 과정을 가속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AI 기반 신약 개발사로는 최초로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한 신테카바이오는 JW중외제약, 레고켐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스탠다임 역시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접목했다. 한미약품, 씨제이헬스케어 등과 신약 연구를 하고 있는 스탠다임은 2016년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3억 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한 후 2019년에는 SK바이오팜으로부터 100억 투자를 유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현재는 상장을 준비 중에 있다.

바이오벤처 세부 분야로 분류되는 디지털헬스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접목한 스타트업이 활약 중이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은 AI를 통해 암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뷰노는 영상 의료 데이터 분석과 진단 솔루션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정확도를 높였다.

정부 지원 및 투자 늘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기술에 2021년부터 10년간 2조 7,713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코로나 진단키트 수출에 힘입어 바이오 스타트업의 도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은 올해 더욱 확대됐다. 정부의 주력 지원 사업 대부분에 바이오 분야가 포함된 것. 최근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K바이오 신기술 육성에 10년간 2조 7,713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조 규모로 조성할 스마트대한민국펀드에 네이버, 신세계, 넷마블 등 대기업을 동원, 비대면과 그린뉴딜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중기부 주도로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온라인 IR도 진행됐다.

코로나 이후 관심이 집중된 초기 바이오 스타트업을 위해 특별히 진행된 IR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직접 참관했으며, 신약 개발부터 의료기기까지 바이오 기업 10곳이 참여, 투자 기회를 모색했다. 이밖에도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분야를 지원하는 BIG3 사업, 기술보증기금이 추진하는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지원하는 혁신아이콘 등을 통해서도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지원 혜택을 얻고 있다.

2020년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전체 벤처투자 금액은 총 1조 6,49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바이오/의료 분야가 높은 투자 비중(25.8%)을 차지하였다. 유망 바이오벤처를 초기에 찾아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탈도 분주하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스프링캠프는 에이아이트릭스, 지바카케어, 위힐드, 모스큐, 에어스메디컬 등 서울대학교 창업자를 중심으로 디지털헬스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우정바이오와 업무 협약을 맺고 신약, 바이오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장기적 지원 필요

일각에서는 코로나 수혜를 입은 일부 바이오 기업만이 특수를 누리고 전체적으로 바이오 업계에는 투자금이 풍부하지 않다고 현재의 상황을 평가하기도 한다. 진단 키트 및 치료제 개발 업체에게 몰린 관심만 보고 바이오벤처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여파로 전체적으로 줄어든 투자금과 올해 들어 찾아보기 어려운 바이오 상장 소식, 글로벌 진출의 어려움, 국내에 산재한 의료 관련 규제 등이 여전한 과제로 남는다. 코로나로 해외 신약 영업이나 임상실험 참가자를 모집하기 어렵고 투자 유치가 절실한 바이오 스타트업은 IR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도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는 긴 호흡을 가지고 가야하는 분야로 성공할 경우 많은 일자리 창출 등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정부의 바이오 지원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바이오 벤처의 자금난 해결을 위한 펀드 조성 등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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