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
투자·M&A 성공 사례

중소벤처기업
투자·M&A 성공 사례

협업 파트너에서 M&A까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여정

슈퍼크리에이티브 최고운영책임자(COO) 정제균

<에픽세븐>을 출시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슈퍼크리에이티브의 발전 뒤에는
그들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준 투자기업들이 있었다.
그들의 든든한 지지로 창업 당시보다 20배로 성장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지난 4월 <에픽세븐>의
퍼블리싱사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매각되며
파트너에서 한 가족으로 새로운 동행을 시작했다.

출시 2개월 만에 글로벌 시장 석권
최근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및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출판물에 대한 판호(版號, 중국의 국제 출판물 자격 발급 번호) 규제가 게임까지 확대돼 국내 게임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게임업계 3대 기업도 자금을 들여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이 게임을 개발해 흥행시키기란 쉽지 않다. 2015년 8월 설립된 슈퍼크리에이티브(대표 강기현, 김형석)는 이 같은 불황 속에서도 이른바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들어낸, 최근 보기 드문 게임 개발사다. 그들이 3년간 공들여 작년 8월 30일에 출시한 <에픽세븐>은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국내 앱 마켓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2개월 뒤인 11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행하고부터는 북미권에서도 앱 마켓 10위 안에 2번이나 오르는 등 기대를 뛰어넘는 업적을 이뤄냈다. 당시 전혀 겨냥하지 않았던 미국발 매출 순위가 높아져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흥행가도를 달리게 된 이유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모토가 ‘타협하지 않는 퀼리티’로 ‘전 세계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정제균 최고운영책임자(이하 COO)는 말한다. 소위 ‘덕력’이 높은 개발자 출신인 강기현, 김형석 대표가 본인들이 좋아하는 방식의 게임을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듯한 장인 정신으로 품질을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3D 게임들이 기술력을 겨루고 있는 판국에 2D 게임으로 노선을 정하고 섬세하게 그려진 캐릭터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위해 다른 2D 게임보다 프레임 수를 급격하게 늘렸다.
이 때문에 일반 엔진에서는 구동이 어려워 ‘YUNA엔진’이라 는 <에픽세븐>만을 위한 특화 엔진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일러스트는 전부 외주 없이 내부에서 소화하는 데다 여느 게임회사에서 볼 수 없는 이벤트를 위한 콘티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수익만을 추구한다면 가기 어려운 행보다. 그러나 그 같은 노력과 고집이 오히려 슈퍼크리에이티브를 창업 초기에 비해 20배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성공 뒤에 자리한 투자자들
게임 개발사가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기까지 평균 2~3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때까지 개발사에서는 전혀 수익이 나지 않는데 그렇기에 이때 필요한 것은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현실적인 지원을 해줄 투자자들이다. 슈퍼크리에이티브도 오늘날의 성장이 있기까지 시리즈 A, B에 걸친 투자가 있었다. 2016년에 시리즈A 단계의 투자를 받았으며, 2017년에는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를 통해 데브시스터즈가 창업 투자 전문 자회사인 데브시스터즈벤처스와 함께 조성한 펀드인 ‘데브-청년창업 투자조합 2호’에서 투자를 받았다.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중소 개발사들은 다른 회사의 하청을 받아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자사의 인력들을 풀가동하지 못하고 손실을 빚기도 한다. 게임 출시 시점이 더 늦어지거나 품질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앞서 시리즈 A, B의 투자가 없었다면 슈퍼크리에이티브도 온전히 개발에 몰두하기란 어려웠을지 모른다. 당연히 <에픽세븐>과 같은 고퀼리티의 게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투자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곳은 슈퍼크리에이티브 외에 또 있었다. 시리즈 B의 투자를 집행했던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4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지분을 매각하며 약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샛별 같이 반짝이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괄목할 정도로 눈부신 가치로 뒤바뀐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 매각
잘 만들어진 게임이 시장에 유통되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훌륭한 퍼블리싱 회사들과 만나야 한다. 슈퍼크리에이티브는 그 전에도 함께 협업하며 호흡을 맞춰온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대표 장인아)에 2018년 11월 24일 일본을 제외한 해외와 국내 서비스 판권을 맡겼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크로스파이어>의 중국시장 흥행으로 출시 4년 만에 국내 게임업계 4위로 올라 현재는 그룹사로 발전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계열사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그룹사가 형성되기 이전부터의 많은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경험으로 <에픽세븐>을 해외 시장에 안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난 4월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매각된 것이 외부에서 보기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일지 모른다. 인수매각 모델 중 많은 사례가 퍼블리싱사가 개발스튜디오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크리에이티브에는 회사를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서부터,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성공 여부에 다시 주사위를 던져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큰 도전이었다.
<에픽세븐>이 국내·외에서 성공을 거두며 충분한 수익성을 증명하고 아직 오픈하지 않은 일본어 서비스가 남아 있었던 당시, 자금력 확보와 경영상의 도약을 위해 슈퍼크리에이티브에게 필요한 것은 M&A였다. 작년 12월 슈퍼크리에이티브에 합류한 정제균 COO는 이전 회사에서 경험한 매각 사례로 인해 많이 망설였다고 했다. 이전 회사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사내 복지를 실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해 중국계 기업에 매각했지만 이후 경영 책임자들의 결정으로 복지가 대폭 축소되어 기존 직원들의 퇴사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합병은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성장 단계에 필요한 과정이었기에 더 미룰 수는 없었다.

협업 경험이 M&A에 결정적 영향
참여 의사를 밝힌 회사들은 모두 8군데. 인수가 가능할 만큼 자금력이 있는 회사들은 거의 다 들어왔다고 할 수 있었다. 슈퍼크리에이티브 쪽에서 먼저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소문을 듣고 온 회사도 있었고 일본 판권에 대한 판매를 문의했다가 들어온 기업도 있었다.
“우리 회사가 ‘핫’하구나, 하고 기뻤습니다. 좋은 게임을 잘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한편으로는 시장 상황이 어렵고 우리 회사만큼 가능성이 열려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씁쓸하기도 했지요.”
정제균 COO는 <에픽세븐>이 무엇보다 높게 평가받은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매력 덕분인지 많은 회사들이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제시하는 조건 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중에서 매각할 회사를 고르는 것은 슈퍼크리에이티브에게는 그야말로 즐거운 고민이었다. 깊은 논의와 고민 끝에 결국 잡은 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손이었다. <에픽세븐>을 서비스하며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퍼블리싱사와 개발사는 구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개발사는 퍼블리싱사에 홍보 등 프로모션에 자금을 보다 많이 투입하기 원하고, 퍼블리싱사는 개발사에게 새로운 에피소드를 자주 업데이트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이러한 점에서 큰 갈등 없이 서로 윈-윈(Win-win)하며 협업해왔다. 매각이 되더라도 슈퍼크리에이티브의 고유한 특성을 충분히 존중하며 함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향후 일본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 다. 기존에 글로벌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는데 새로운 회사가 일본 서비스를 오픈하면 여러 소스를 공유하기가 어렵고 절차가 복잡해진다. 게다가 이미 함께 성공한 경험이 있는 회사와 함께 새로운 시장에 입성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되기도 했다.

차별화, 국제 경쟁력, 그리고 사람이 중요
그렇다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서는 왜 슈퍼크리에이티브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일까.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권익훈 본부장은 인수 이전 퍼블리싱에 관해 언급하며 게임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함께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본부장은 컴투스 시절 김형석 대표를 위시한 슈퍼크리에이티브 핵심 멤버들과 함께 <사커스피리츠>를 서비스한 경험 이 있었다. 협업에서 무엇보다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권 본부장은 당시 슈퍼크리에이티브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며 충분한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했다. 물론 장인아 대표가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 대표들과의 업무 교류를 통해 퍼블리싱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고 진행했던 것도 결정에 큰 몫을 했다.
퍼블리싱 경험이 ‘인수’라는 결단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인수 과정으로 기업은 금전적으로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에픽세븐>이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의 실적은 미래의 성공 확률을 높여줄 뿐 그것을 100% 보장하지는 않기에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사람들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긍정적인 여운을 남겨왔으며, <에픽세븐>의 매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를 움직였다. 이번 인수합병은 그들에게도 글로벌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권 본부장은 “게임업계의 투자, M&A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준은 기업이 얼마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고 있는지, 또한 그들이 만든 게임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또한 업계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포진돼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공의 맛을 본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투자,
M&A에서는
첫째, 기업이 얼마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고 있는지,
또한 그들이 만든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는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그 기업에 성공을 경험해본
이들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게임시장의 메카, 일본에서 흥행 꿈꿔
합병 후 수개월동안 슈퍼크리에이티브에 큰 변화는 없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업데이트하고 <에픽세븐>을 구상할 때부터 계획했던 일본 시장 진출을 향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 회사의 매각으로 고용 불안이나 경영 방침 변화를 우려하던 직원들도 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회사 분위기에 안심하는 눈치다.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두 공동대표가 매각으로 취득한 수익을 스톡옵션 형태로 배분해주고 업계에 이름난 중견기업에 소속돼 안정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정제균 COO도 경영권을 폭넓게 보장하여 피인수기업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태도에 이번 합병에 대한 성취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그들의 본래 목적인 <에픽세븐>의 일본 시장 흥행을 꿈꾸고 있다. 일본산 게임을 하며 자라왔던 세대들이 직접 만든 게임으로 아키하바라의 정교한 철벽으로 둘러싸인 일본 시장에서 사랑받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달콤한 환상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과 2년 전만 해도 슈퍼크리에이티브라는 기업의 성공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오늘날의 일로를 일구어왔듯, 그들은 즐기며 또 타협하지 않으며 게임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두터운 철벽을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협업 파트너에서 M&A까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여정

슈퍼크리에이티브 최고운영책임자(COO) 정제균

<에픽세븐>을 출시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슈퍼크리에이티브의 발전 뒤에는
그들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준 투자기업들이 있었다.
그들의 든든한 지지로 창업 당시보다 20배로 성장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지난 4월 <에픽세븐>의
퍼블리싱사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매각되며
파트너에서 한 가족으로 새로운 동행을 시작했다.

출시 2개월 만에 글로벌 시장 석권
최근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및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출판물에 대한 판호(版號, 중국의 국제 출판물 자격 발급 번호) 규제가 게임까지 확대돼 국내 게임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게임업계 3대 기업도 자금을 들여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이 게임을 개발해 흥행시키기란 쉽지 않다. 2015년 8월 설립된 슈퍼크리에이티브(대표 강기현, 김형석)는 이 같은 불황 속에서도 이른바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들어낸, 최근 보기 드문 게임 개발사다. 그들이 3년간 공들여 작년 8월 30일에 출시한 <에픽세븐>은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국내 앱 마켓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2개월 뒤인 11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행하고부터는 북미권에서도 앱 마켓 10위 안에 2번이나 오르는 등 기대를 뛰어넘는 업적을 이뤄냈다. 당시 전혀 겨냥하지 않았던 미국발 매출 순위가 높아져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흥행가도를 달리게 된 이유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모토가 ‘타협하지 않는 퀼리티’로 ‘전 세계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정제균 최고운영책임자(이하 COO)는 말한다. 소위 ‘덕력’이 높은 개발자 출신인 강기현, 김형석 대표가 본인들이 좋아하는 방식의 게임을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듯한 장인 정신으로 품질을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3D 게임들이 기술력을 겨루고 있는 판국에 2D 게임으로 노선을 정하고 섬세하게 그려진 캐릭터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위해 다른 2D 게임보다 프레임 수를 급격하게 늘렸다.
이 때문에 일반 엔진에서는 구동이 어려워 ‘YUNA엔진’이라 는 <에픽세븐>만을 위한 특화 엔진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일러스트는 전부 외주 없이 내부에서 소화하는 데다 여느 게임회사에서 볼 수 없는 이벤트를 위한 콘티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수익만을 추구한다면 가기 어려운 행보다. 그러나 그 같은 노력과 고집이 오히려 슈퍼크리에이티브를 창업 초기에 비해 20배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성공 뒤에 자리한 투자자들
게임 개발사가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기까지 평균 2~3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때까지 개발사에서는 전혀 수익이 나지 않는데 그렇기에 이때 필요한 것은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현실적인 지원을 해줄 투자자들이다. 슈퍼크리에이티브도 오늘날의 성장이 있기까지 시리즈 A, B에 걸친 투자가 있었다. 2016년에 시리즈A 단계의 투자를 받았으며, 2017년에는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를 통해 데브시스터즈가 창업 투자 전문 자회사인 데브시스터즈벤처스와 함께 조성한 펀드인 ‘데브-청년창업 투자조합 2호’에서 투자를 받았다.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중소 개발사들은 다른 회사의 하청을 받아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자사의 인력들을 풀가동하지 못하고 손실을 빚기도 한다. 게임 출시 시점이 더 늦어지거나 품질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앞서 시리즈 A, B의 투자가 없었다면 슈퍼크리에이티브도 온전히 개발에 몰두하기란 어려웠을지 모른다. 당연히 <에픽세븐>과 같은 고퀼리티의 게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투자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곳은 슈퍼크리에이티브 외에 또 있었다. 시리즈 B의 투자를 집행했던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4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지분을 매각하며 약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샛별 같이 반짝이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괄목할 정도로 눈부신 가치로 뒤바뀐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 매각
잘 만들어진 게임이 시장에 유통되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훌륭한 퍼블리싱 회사들과 만나야 한다. 슈퍼크리에이티브는 그 전에도 함께 협업하며 호흡을 맞춰온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대표 장인아)에 2018년 11월 24일 일본을 제외한 해외와 국내 서비스 판권을 맡겼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크로스파이어>의 중국시장 흥행으로 출시 4년 만에 국내 게임업계 4위로 올라 현재는 그룹사로 발전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계열사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그룹사가 형성되기 이전부터의 많은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경험으로 <에픽세븐>을 해외 시장에 안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난 4월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매각된 것이 외부에서 보기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일지 모른다. 인수매각 모델 중 많은 사례가 퍼블리싱사가 개발스튜디오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크리에이티브에는 회사를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서부터,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성공 여부에 다시 주사위를 던져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큰 도전이었다.
<에픽세븐>이 국내·외에서 성공을 거두며 충분한 수익성을 증명하고 아직 오픈하지 않은 일본어 서비스가 남아 있었던 당시, 자금력 확보와 경영상의 도약을 위해 슈퍼크리에이티브에게 필요한 것은 M&A였다. 작년 12월 슈퍼크리에이티브에 합류한 정제균 COO는 이전 회사에서 경험한 매각 사례로 인해 많이 망설였다고 했다. 이전 회사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사내 복지를 실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해 중국계 기업에 매각했지만 이후 경영 책임자들의 결정으로 복지가 대폭 축소되어 기존 직원들의 퇴사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합병은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성장 단계에 필요한 과정이었기에 더 미룰 수는 없었다.

협업 경험이 M&A에 결정적 영향
참여 의사를 밝힌 회사들은 모두 8군데. 인수가 가능할 만큼 자금력이 있는 회사들은 거의 다 들어왔다고 할 수 있었다. 슈퍼크리에이티브 쪽에서 먼저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소문을 듣고 온 회사도 있었고 일본 판권에 대한 판매를 문의했다가 들어온 기업도 있었다.
“우리 회사가 ‘핫’하구나, 하고 기뻤습니다. 좋은 게임을 잘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한편으로는 시장 상황이 어렵고 우리 회사만큼 가능성이 열려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씁쓸하기도 했지요.”
정제균 COO는 <에픽세븐>이 무엇보다 높게 평가받은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매력 덕분인지 많은 회사들이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제시하는 조건 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중에서 매각할 회사를 고르는 것은 슈퍼크리에이티브에게는 그야말로 즐거운 고민이었다. 깊은 논의와 고민 끝에 결국 잡은 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손이었다. <에픽세븐>을 서비스하며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퍼블리싱사와 개발사는 구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개발사는 퍼블리싱사에 홍보 등 프로모션에 자금을 보다 많이 투입하기 원하고, 퍼블리싱사는 개발사에게 새로운 에피소드를 자주 업데이트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이러한 점에서 큰 갈등 없이 서로 윈-윈(Win-win)하며 협업해왔다. 매각이 되더라도 슈퍼크리에이티브의 고유한 특성을 충분히 존중하며 함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향후 일본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 다. 기존에 글로벌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는데 새로운 회사가 일본 서비스를 오픈하면 여러 소스를 공유하기가 어렵고 절차가 복잡해진다. 게다가 이미 함께 성공한 경험이 있는 회사와 함께 새로운 시장에 입성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되기도 했다.

차별화, 국제 경쟁력, 그리고 사람이 중요
그렇다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서는 왜 슈퍼크리에이티브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일까.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권익훈 본부장은 인수 이전 퍼블리싱에 관해 언급하며 게임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함께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본부장은 컴투스 시절 김형석 대표를 위시한 슈퍼크리에이티브 핵심 멤버들과 함께 <사커스피리츠>를 서비스한 경험 이 있었다. 협업에서 무엇보다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권 본부장은 당시 슈퍼크리에이티브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며 충분한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했다. 물론 장인아 대표가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 대표들과의 업무 교류를 통해 퍼블리싱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고 진행했던 것도 결정에 큰 몫을 했다.
퍼블리싱 경험이 ‘인수’라는 결단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인수 과정으로 기업은 금전적으로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에픽세븐>이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의 실적은 미래의 성공 확률을 높여줄 뿐 그것을 100% 보장하지는 않기에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사람들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 긍정적인 여운을 남겨왔으며, <에픽세븐>의 매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를 움직였다. 이번 인수합병은 그들에게도 글로벌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권 본부장은 “게임업계의 투자, M&A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준은 기업이 얼마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고 있는지, 또한 그들이 만든 게임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또한 업계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포진돼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공의 맛을 본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투자,
M&A에서는
첫째, 기업이 얼마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고 있는지,
또한 그들이 만든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는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그 기업에 성공을 경험해본
이들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게임시장의 메카, 일본에서 흥행 꿈꿔
합병 후 수개월동안 슈퍼크리에이티브에 큰 변화는 없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업데이트하고 <에픽세븐>을 구상할 때부터 계획했던 일본 시장 진출을 향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 회사의 매각으로 고용 불안이나 경영 방침 변화를 우려하던 직원들도 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회사 분위기에 안심하는 눈치다.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두 공동대표가 매각으로 취득한 수익을 스톡옵션 형태로 배분해주고 업계에 이름난 중견기업에 소속돼 안정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정제균 COO도 경영권을 폭넓게 보장하여 피인수기업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태도에 이번 합병에 대한 성취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그들의 본래 목적인 <에픽세븐>의 일본 시장 흥행을 꿈꾸고 있다. 일본산 게임을 하며 자라왔던 세대들이 직접 만든 게임으로 아키하바라의 정교한 철벽으로 둘러싸인 일본 시장에서 사랑받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달콤한 환상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과 2년 전만 해도 슈퍼크리에이티브라는 기업의 성공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오늘날의 일로를 일구어왔듯, 그들은 즐기며 또 타협하지 않으며 게임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두터운 철벽을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2019-12-03T10:06:57+09:00